이력서를 쓰기 앞서 쉼없이 달려온 지난 날을 돌아보며 얼마나 성장했는지, 현재 나는 어느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생각해보기 위해 적는 글입니다.

🙍‍♂️개발자 최진혁(?)

어릴 때부터 나는 프로그래머를 꿈꿔왔다. 그 당시에는 코딩이 뭔지는 몰랐지만 컴퓨터가 좋았고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다루는 직종인 프로그래머로 관심이 쏠렸다. 프로그래머를 꿈꿔온 시간은 누구보다 길지만 정작 제대로 된 개발자의 길에 들어선지는 이제 막 4개월 정도 되는 것 같다. 한 달간의 부스트캠프 챌린지를 통해 자바스크립트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졌고 아무것도 모른채로 또 다시 멤버십 과정에 참여하여 학습 스프린트를 통해 웹개발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HTML, CSS는 학교 수업에서 아주 짧게 다뤄본 적이 있긴 했으나 거의 처음하는 수준이었고 백엔드는 아예 다뤄본 적도 없었다. (사실 프론트엔드, 백엔드라는 단어를 처음 안 것도 6개월이 채 안되는 것 같다.) 이렇듯 투자한 시간도 적고 아는 것도 많지 않은 나에게 감히 개발자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개발자 최진혁(!)

열정만을 품은채 이리저리 방황하던 나에게 제대로 된 길을 제시해준 부스트캠프 덕에 지금은 누군가에게 날 소개할 때 “개발자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라고 소개하곤 한다. 조금은 개발자에 가까워졌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도 있고 개발자가 되기 위해 어떤 것을 공부해야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알게 됐기에 그런 것도 있다. 사실 다른 무엇보다도 개발자가 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잡힌 것이 나에겐 더없이 행복한 일이다. 웹개발에 발을 들이기 전에 게임 개발에 한창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다. 게임 개발은 커뮤니티가 작다보니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았고 구글링을 아무리해도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는게 어려웠다. 네이버 카페에 질문을 하면 가끔 답글이 달리긴 했지만 그마저도 초심자인 나에겐 너무 어려웠기에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무작정 인강을 끊어서 시키는대로 만드는 것을 반복하곤 했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스스로 해야할 것을 찾아서 공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발자에 한걸음 다가섰다고 생각하곤 한다. 예전에는 단순히 많은 기술을 알고 원하는 것을 구현하는 것이 개발자의 중요한 면모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끊임없이 학습하고 내가 원하는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개발자의 중요한 면모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예전에는 내 안에 끓어넘치는 열정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몰랐던 반면 지금은 그 열정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깨달았다는 점에서 개발자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생각한다!

🏃‍♂️개발자 최진혁 돌아보기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객관적으로 되돌아보자고 다짐한만큼 나의 장단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나의 장점

  1. 협업을 굉장히 좋아한다.

    학부생 시절에도 남들은 항상 팀플을 힘들다고 말했지만 나는 팀플이 너무 재밌었다. 캠프를 하면서 다시 한 번 깨달은 것은 나는 함께 일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소통을 즐기고 함께 세운 목표에 함께 다가가는 것을 즐긴다. 민폐를 끼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성격이다보니 팀플을 하면 의도치 않게 맡은 역할을 다 해내는 시너지(?)가 생기기도 한다. 협업을 피할 수 없는 개발자이기에 협업을 좋아하는 성격은 나에게 큰 메리트라고 생각한다.

  2. 습득력이 좋고 흡수가 빠르다.

    웹개발 자체가 처음인 나에게 모든 것들이 새로웠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나쁘지 않은 완성률을 보이곤 했다. 처음 보는 것에 대해서도 빠르게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부생 시절에도 친구들이 나를 보며 했던 공통된 말들 중 하나는 너는 공부를 하나도 안 하면서 어떻게 그런 성적을 받냐는 말이었다.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노력에 비해 잘 나왔을 뿐…) 이런 점들을 미루어 볼 때 일반적인 사람에 비해 조금은 높은 이해력과 응용력을 갖추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덕분에 캠프를 하면서도 ‘진혁님 처음하신다면서 너무 잘하시는데요?’라는 말을 아~주 가끔씩 듣곤 했다 ㅎㅎ

  3. 소통을 굉장히 중요시하며 성격이 좋다.

    협업을 좋아한다는 것과 조금 비슷한 맥락이지만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기에 적어보고자 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소통이 실력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을 통해 굉장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감을 통해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도 있을 것이고 내가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소통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내가 알고 있던 내용에 대해서도 소통을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그렇기에 나는 팀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겼고 소통을 할 때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 덕에 캠프 기간 동안 ‘진혁님 굉장히 재밌으시네요!’, ‘진혁님 너무 유쾌해요~’, ‘진혁님하고 협업하고 싶어요!’ 등등 나에게 있어 최고의 칭찬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와 협업하고 싶다는 말이 가장 좋았다.)

  4. 어떤 일을 해도 최소 1인분은 한다.

    조금 웃긴 말이긴 하지만 내 평소 마음가짐을 옮겨놓은 말이기도 하다. 나는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조금 재미있는 방식으로 영향을 받는다. 어떤 집단에 소속이 됐더라도 최소 중간~중상은 가야 스스로 만족하는 성격이다. 그 덕에 내 학점은 매번 3.5였다. (한 두번 예외가 있었으나 그 마저도 평균을 내면 3.5가 나온다…) 그 이상을 가려면 뭔가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 ㅋㅋㅋ 그래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내가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경우)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매번 최소 1인분은 해왔다. 내 스스로 보기엔 단점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어느 환경에 던져놓아도 최소 1인분을 한다는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하기에 장점에 적어본다. (단점에도 적을 예정이다.)

내가 내 입으로 장점을 이야기하려니 자기 자랑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것이 목표였기에 뻔뻔하게 적어보았다…

나의 단점

  1. 절대적인 실력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투자한 시간이 적고 경험이 없기에 실력이 부족한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개발자에게 실력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에 가장 먼저 단점으로 꼽게 됐다. 캠프를 할 때 나의 포지션은 항상 질문자였다. ‘OO님 혹시 이거 아시나요..?’, ‘OO님 제가 모르는 부분이 있는데 같이 고민해주실 수 있을까요..?’, ‘OO님 정말 죄송한데 잠시만 시간 뺏어도 괜찮을까요..?ㅠㅠ’ 등등 수없이 많은 질문과 함께 캠프를 지나왔다. 답변해주는 걸 누구보다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답변을 해준 적은 정말 손에 꼽는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 더 경험해보고 더 배우는수밖에. 사실 공부하는 법을 배웠기에 시간만 더 주어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단점이라고 믿는다.

  2. 노력이 부족하다.

    조금만 공부해도 빠르게 터득하는 능력 +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려고 하지 않는 성격 (중~중상 정도면 괜찮다는 마인드) 때문인지 남들에 비해 노력하는 시간이 부족하고 시간 들이는 것을 어려워한다. 내 인생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라고 생각중이다. 아직 완벽히 극복하진 못했으나 스스로 나름의 방법을 찾았는데 바로 시야를 넓히는 것이다. 부스트 캠프가 내게 준 또 다른 가치 중 하나는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었다는 것. 세상은 넓고 괴물들은 많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고 내 위치는 중~중상이 아닌 하~중하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나도 모르게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금 피곤할 수도 있겠으나 앞으로도 높은 곳을 바라보며 많은 괴물들을 만나고 계속해서 나를 채찍질 할 예정이다.

  3. 혼자 할 때 효율이 떨어진다.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고 했는데 다른 말로 바꾸면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근데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스스로 너무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잘 한 것을 보면 ‘나도 질 수 없지! 열심히 하자!’ 라고 생각하며 불이 붙곤 하는데 혼자 작업을 하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거의 들지 않는다… 오히려 평소 둥글둥글한 성격 탓인지 이런 저런 이유로 합리화를 하며 피해가곤 한다… 정말 안타깝게도 이 단점에 대한 해결책은 아직 찾질 못했다.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협업이지만 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분명 존재할테니… 캠프가 끝난 후 혼자 토이 프로젝트를 할 기회가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볼 예정이다.

장점과 단점을 적어보며 느낀 점은 나는 충분히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 근거없는 자신감인가..?) 뻔뻔하지만 말하는대로 이루어진다고 했으니 이렇게 적어놓자! ㅋㅋㅋ 예전에는 답이 없어 보였던 단점들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하나 둘씩 찾아가고 있고 좋은 장점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극복해나가며 더 성장하기 위해, 더 많이 배우기 위해 노력하자!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니?

가장 기본적인 건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나 혼자 100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할 때 3명의 동료들과 함께라면 500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에 나는 꼭 좋은 동료들이 있는 직장에서 일하고 싶다. 또한 단순 주어진 것들을 코드로 옮기는 개발자가 아닌 내 창작물을 결과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고객일 것이기에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러한 것들을 내 코드에, 결과에 담아낼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실제로 기획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력이 밑바탕이 됐을 때 그 외의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믿기 때문에. 좋은 동료들과 함께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좋은 창작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앞으로도 더 노력하고 더 성장할 것이다.

👏여담

2020년은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된 해이다. 게임개발에 도전하며 즐거운 삽질을 해보기도 했고 부스트캠프를 통해 웹개발에 입문하면서 제대로 된 진로를 확정 지은 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끊임없는, 수많은 도전이 있었던 시기였기에 정말 기억에 남을 해가 될 것이다. 정확한 수치로 표현한다는 것을 불가능 하겠으나 1년 후 회고를 작성할 때 지금보다 최소 3배 성장한 내가 되어보자. 지금 내 러닝커브는 매우 가파르다. (난 그렇게 믿는중) 이 열정이 꺼지지 않고 내년까지 지속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