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게 좋은 기회를 얻어 라인 플러스에서 두 달간 인턴을 했던 경험을 적어볼까 합니다.

다른 분들이 회고를 적는걸 보면 재미있게 사진이나 짤 같은 것도 많이 올리시던데 저는 재미없게 글 위주로 적을 것 같습니다 ㅋㅋ

얼마 지나지 않긴 했지만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억지로 쥐어 짜내는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냥 추억하고 싶은 이야기라 가볍게 써보려고 해요 ㅎㅎ

면접 👨‍💻

인턴이라 그런지 1차 기술면접 다음 바로 인턴이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면접은 화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저같은 경우 Client 부문으로 지원을 했고 그 중에서도 웹 프론트엔드를 희망했기 때문에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 세 분과 iOS 개발자 한 분이 면접관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가 인턴으로 근무하게 될 팀의 개발자 분들이 모두 면접관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저같은 경우 진행했던 프로젝트와 자바스크립트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면접 당시 놀랐던 것은 제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코드를 깃허브에 들어가 직접 까보셨다는 것과 제 블로그를 방문해 글을 읽어보고 면접에 들어오셨다는 점…?

사실 코드를 까보시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제가 작성했던 코드의 파일명을 언급하시며 구조를 물어보셔서 보고 당황스러우면서도 제가 이야기 할 게 많아지겠다 싶어서 좋았습니다 ㅎㅎ

프로젝트에 대한 답은 자신있게 한 반면 자바스크립트에 대한 답변은 조금 부족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질문… 자바스크립트 좋아하세요?

해당 질문을 시작으로 제가 자바스크립트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ㅋㅋㅋㅋ

이어지는 다음 질문이 자바스크립트의 역사에 대해 알고 계시냐는 질문이었기 때문이죠… 그냥 솔직하게 ES6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이전 것들은 잘 모른다고 답변 드렸습니다…ㅎ

그 외에도 흔히 생각하는 클로저, Prototype과 같은 질문이 아닌 평소에 아는 것 같으면서도 잘 몰랐던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한 게 체감상 5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은 지나갔고 iOS 개발자분의 왜 프론트 엔드 개발자를 희망하냐는 질문으로 끝이 났습니다.

합격 그리고 상경 🎈

면접 결과는 일주일 내로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멘토님 피셜)운 좋게 합격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오피스 출근이 있었기에 포항에서 근무를 하기는 어려워보였습니다.

부스트캠프에서 만난 친구의 호의로 친구의 자취방에서 지낼 수 있게 되어 급하게 필요한 짐만 싸서 성남으로 가게 됩니다.

제가 지내게 된 곳은 달동네(?) 느낌인데 뭔가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꿈을 키울 것 같은 그런 장소였어요 ㅋㅋ

건물 옥상에 나가보면 옥탑방들이 즐비하고 저 멀리엔 높은 아파트들이 보이는 재미난 곳입니다 ㅎㅎ

방 내부는 리모델링이 돼서 깔끔했습니다 ㅎㅎ

그토록 바라던 첫 회사 생활에 들뜬 상태로 OT를 맞이하게 됩니다.

OT 그리고 첫 오피스 출근 🚗

월요일은 별다른 일정 없이 HR팀의 OT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조직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시고 앞으로 인턴 생활하며 알아둬야 할 것들에 대해 설명해주셨어요.

오후 5시쯤 OT가 끝나고 멘토님과의 시간을 잠깐 보낸 후 월요일은 끝이 났습니다.

저희 팀의 출근 날은 화요일이었기 때문에 다음날 바로 첫 출근을 했어요.

같이 인턴을 진행하게 된 준섭님, 예지님과 함께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근무를 하게 될 분당 스퀘어 15층에 도착하니 정확히 10시가 되었습니다.

멘토님이 정확히 시간 맞춰 오셔서 당장 다른 것들은 못 알려드리겠네요 라고 하시는데 첫 날부터 찍힌 느낌이 들어서 조금 오싹했었던… 첫 날은 더 널널하게 출근 하는 걸 추천드려요 ㅋㅋ

그렇게 멘토님과 Q&A 시간을 가지며 간단한 자기소개, 궁금한 것들 질문, 진행하게 될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등을 듣다보니 오전이 금방 지나갔고 팀원 분들과 점심 식사를 하게 됐습니다.

다들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ㅎㅎ

점심시간에 팀의 막내를 담당하고 계시던 민수님과 바로 약속을 잡아서 저녁도 같이 먹었습니다 ㅋㅋㅋ

양꼬치를 먹었는데 10만원 넘게 나온 금액을 민수님이 결제해주셨어요… 정말 죄송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도 또 한 번 죄송…

나중에 저는 회사 내의 카페에서 파는 2000원 짜리 아이스크림으로 보답했습니다 ㅋㅋㅋ

돈도 많고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석유를 제공하는 만수르같이 되고 싶다고 하신 민수르님! 양꼬치때문은 아니지만 항상 응원할게요~

쉴 새 없이 까이고 배우고 느끼기 🏃‍♂️

저희의 멘토를 담당해주신 정수님은 정말 프로페셔널하다는 말이 어울리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저희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하시는 분이었어요.

덕분에 정말 섬세한 코드리뷰를 받을 수가 있었어요. (정수님이요? 제가 아는 멘토 중에 최고였어요…)

정수님 덕에 평소에 제가 얼마나 안 좋은 습관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인턴 3명 중에 제가 제일 많이 까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그 멘트들…

진혁님. 다시는 이런 PR 올리지 말아주세요.

이런 네이밍은 어딜 가서도 절대 쓰시면 안됩니다.

솔직히 이 멘트들을 듣는 순간 전환은 물 건너 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ㅎ

하지만 많이 까인 덕에 많이 배우기도 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에 충실하지 못했던 과거를 반성할 수도 있었고 부족했던 점들을 보완해서 한 발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평가가 있었기에 정수님과의 회의 시간이 두렵고 떨리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오늘은 뭘 배울 수 있을까 설레고 떨리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스스로 생각한 것에 더해 제 주변 주니어 개발자들과 이야기 했을 때는 분명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했는데 시니어 개발자가 보기에는 좋지 않은 방법인 것을 볼 때마다 주니어와 시니어의 보는 관점이 이렇게나 다르고 차이가 나는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그런 점에서 팀의 좋은 사수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기도 했습니다.

뭔가를 열심히 도전해보고 공부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지속적인 코드 리뷰를 받는 것만큼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게 없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처음엔 평가가 달려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편치 않아서 혼자 고민해도 정답을 낼 수 없는 문제를 오래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작업 속도도 늦어지고 배울 기회도 적었던 것 같아요. 문득 처음 인턴 시작할 때 전환보다는 배우는 것에 목적을 두자고 다짐했던 것이 떠올라서 조금 태도를 바꿨던 것 같습니다.

물론 최대한 신중하게 작업하되,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말고 당당히 질문하고 거기서 더 배우자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좋은 멘토님을 두고 얼마 안 되는 시간을 허비하는 것도 아까웠고 이대로 전환까지 안된다면 이번 인턴에서 얻는게 없을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평가에는 안 좋은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태도로 임했던 시간들이 훨씬 유익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멀리 바라보기 🔍

인턴 기간 중에 절실히 느꼈던 것 중 하나는 너무 가까운 곳만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전환 인터뷰에서 5년, 10년 후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 발표를 해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길 어떤 개발자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발표를 진행했고 바로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제가 생각해봐도 너무 추상적으로 미래를 그리고 있었고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이게 맞나 의문이 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도메인을 정하기엔 아직 경험해본 것이 너무 부족하고 변화무쌍한 프론트 생태계에서 정확히 어떤 것을 활용하는 개발자가 될 지를 고민하는게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여 추상적인 방향으로 준비를 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확실히 당장 정하기는 어려운 것들이지만 어느정도 방향은 정해놨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실용주의 프로그래머라는 책을 보면 예광탄 코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코드를 작성할 때 얼추 뼈대가 될 수 있는, 보고 참고할 수 있는 코드를 짜놓고 해당 코드를 참고하여 계속 작업을 이어나가는 거죠.

커리어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어느 정도 정해놓고 꾸준히 그 목표를 향해 조금씩 나아간다면 더 빠르고 효율적이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환 인터뷰, 그리고 정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아직도 명확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사실 아직도 도메인, 기술 등 구체적인 부분까지 결정 하지는 못했지만 애매하고 막연하게 풀스택 개발자가 되어야지~ 라는 생각은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ㅎㅎㅎ

프론트에 확실하게 집중을 하되 보다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를 위해 백엔드에 대한 이해를 동반하는 개발자가 되는게 목표입니다.

정리 🙇‍♂️

좋은 사람들을 만난 덕에 두 달간 정말 즐겁게 인턴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늘 생각하던 것들이지만 다시 한 번 좋은 팀과, 좋은 동료에 중요성에 대해 느꼈고 동시에 좋은 동료, 사람이 되어야겠다라고 다짐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나중에 좋은 개발자로 성장하여 이 글을 읽으며 이런 시절이 있었지~ 하고 회고할 날을 기대해봅니다 ㅎㅎ